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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양동 아파트 화재로 장애 모친·돌봄 아들 사망…“세대 내 스프링클러 없었다”

윤경자기자 2026. 8. 14. 17:35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뇌병변 장애가 있는 어머니와 어머니를 돌보던 아들이 숨진 가운데, 해당 세대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은 14일 오전 10시 4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세대를 대상으로 1차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감식 이후 소방 관계자는 “해당 세대에 스프링클러는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화재 당시 자동확산소화기는 작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발화 지점은 작은방 쪽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작은방 부근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물 등을 분석해 정확한 발화 원인과 화재 확산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2차 합동감식은 오는 17일 오전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4시 55분쯤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 15층 세대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며, 화재 발생 약 1시간 10분 뒤인 오후 6시 8분쯤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

초기 인명 검색 당시 소방당국은 집 안에 사람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이후 아파트 화단에서 모친과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불이 번지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창밖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숨진 어머니는 뇌병변 장애로 인해 거동이 불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숨진 아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어머니를 상시 돌봐온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아버지는 전동휠체어를 충전하기 위해 인근 동사무소에 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가족은 60대 부부와 38세 아들 등 3명이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가구는 기초생활수급 가구였으며, 이들이 거주하던 아파트는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된 영구임대 아파트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1992년에 준공된 15층 이하 건물로, 현행 기준상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오래된 공동주택의 화재 안전 설비와 장애인·노약자 등 재난 취약계층의 대피 지원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가족을 돌보는 가구의 경우 화재 발생 시 초기 대피가 쉽지 않은 만큼, 주거 안전망 보완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